2009년 06월 23일
소란에 대한 해명이랄까...이른바 팩트에 대해서
우선 본의 아니게 뉴비밸리에서 물의를 일으킨 셈이 됐는데, 상황이야 어찌 되었든 물의를 일으킨 당사자가 사과를 하는 것이 우리네 정서이긴 하지만, 나는 진작부터 이런 정서가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내 집 앞에 모여 난동 부리는 각설이패 소금 뿌려서 쫓아낸 게 그리 큰 잘못일까? 물론 조용조용 몇 푼이라도 쥐어주면서 다독이면 시끄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버릇 들이면 계속 찾아오는게 각설이패의 속성, 좀 시끄럽더라도 한 번 몽둥이 찜질을 해야 다음에 이런 일이 없을 것이다.(으음...이거야말로 북한 버릇 나쁘게 들이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우익들의 비유랑 똑같네?? --;) 시끄럽게 떠든 각설이들이 잘못이지 내가 욕먹을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작작 좀 합시다.
너무 야박하게 대했다 정도의 비판은 수긍한다.
내가 처음에 소넷님의 글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니까, 평소에는 듣도 보도 못한 잡다한 닉네임들이 들어와 분탕질을 해놓은 가운데 가장 크게 울려퍼진 것이 '근거 내놔라' 소리였다. 나는 이것에 응하지 않았고, 그러자 내가 팩트를 무시한다는 식의 비아냥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udis의 열폭
안 그래도 이 문제는 한 번 정리해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느낀 차에 내가 당사자가 되었으니 이 참에 짚고 넘어가야 겠다고 마음먹은 시점에 대단히 마음에 드는 글이 올라왔다.
팩트원리주의자와 팩트골룸
원래 이런 글을 읽으면 이오공감 추천을 꼭 해주는 편인데, 이번 건 왠지 그러기엔 속보이는 것 같아 추천 안 했다. --;
아무튼 동네양아치님이 지적한 대로(닉들이 왜들 이래, 원래그런놈, 미친과학자, 동네양아치...님자 붙이기 어색하게...--;), 정치 관련은 어차피 추론의 영역이 클 수밖에 없다.
정리하자면
1. 나는 분명히 처음 글에서 팩트 댔다. 소넷님처럼 여러 개의 팩트를 대지는 않았지만, 내 추론을 뒷받침하기에는 충분한 내용이고, 신뢰도가 있는 저자의 글이었기 때문에 그것이 문제될줄은 몰랐다.
2. 나에게 팩트를 요구한 행위는 비열한 공격 수법에 불과하다. 처음 '...'이라는 사람이 요구한 팩트는 '미국의 의도를 노무현이 알아챘다는 근거'였다. 대한민국 네티즌 중에 이런 팩트 구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나. 이건 당시 상황에 대해 노 대통령이 회고록이라도 써야 구할 수 있는 팩트이다. 으음...변듣보르가 회고록도 안 쓰고 자살한 게 큰 죄악이라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 아니면 검찰이 압수해간 대통령 기록물 뒤져서 당시 NSC 회의록이라도 샅샅이 뒤져야만 찾을 수 있는 내용이다. 이거 거절했더니 너도나도 팩트 내놔, 팩트 내놔, 개굴개굴 개구리 목청도 좋다 식으로 떠들어댄 것이 이번 소란의 본질이라 할 수 있겠다.
나우누리에 처음 가입했던 꿈많던 학창시절에(*^^*) 한번 논쟁이 벌어진 적이 있었는데 상대가 나에게 지금처럼 근거를 요구한 적이 있어서 여기저기 뒤져가며 제공한 바 있다. 그랬더니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이건 아니니까 다른 근거 대봐, 그러길래 또 대주고, 이러길 몇 차례 한 바 있다. 문득 이 사람이 원하는 것은 내 의견을 진지하게 검토하자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똥개훈련을 반복시킴으로써 내가 나가떨어지기를 바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그가 쓴 다른 글들을 검토해보았다. 아니나다를까 그건 그의 수법에 불과했다.
그 뒤로 나는 설령 내가 욕을 먹는 한이 있더라도 그런 똥개훈련에 놀아나지는 않겠다고 다짐했다. 물론 상대가 진짜 궁금해서 물어보는 경우에는 관련 서적이나 참고자료의 이름을 알려주는 경우도 있고, 직접 자료 찾아다 바치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경우와 같이 단순한 공격의 일환으로 이루어지는 근거 제시 요구는 단호히 거절한다. 그리고 저런 요구를 하는 사람은 상습적인 수법을 애용하는 사람으로 간주 좀 거칠게 대한다. 다시는 나에게 그딴 소리 못하도록. 그래서 이런 모습으로 보일 수도 있다.
우파가 무례한 것인가, 아니면 udis님이 무례한 것인가
아무튼 이 똥개훈련 초식이 어디에서 유래된 것인가 궁금해하던 차에 얼마전 재미있는 책을 읽었다. 이 수법은 미국의 창조과학자들과 홀로코스트 부정론자들에게서 유래한 수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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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론자들은 전이 화석(이른바 잃어버린 고리, 미싱 링크 : by udis) 하나만을 요구한다. 그래서 화석을 제시하면, 그들은 두 화석 사이에 공백이 하나 있다고 주장하며, 둘 사이의 전이 화석을 제시할 것을 또 요구한다. 그래서 그걸 제시하면, 그들은 이제 그 화석 기록 사이에 두 개의 공백이 더 생겼다며, 전이화석을 또 요구한다. 한도 끝도 없다. 이 점을 지적하기만 해도 논증은 반박된다. 탁자 위에 컵이 두 개 있다. 두 컵 사이의 공백을 컵 하나로 채우면, 다시 두 개의 공백이 더 생긴다. 이렇게 하면 이 논증의 황당함을 눈으로 멋지게 보여주는 것이다.
포리송은 자기가 '말살론자들'이라고 부르는 논적들을 약올리길 좋아한다. 예를 들면, 1995년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 열린 역사비평 연구소 회의에 참석 차 가던 중, 포리송은 워싱턴 D.C에 있는 홀로코스트 기념 박물관에 들렀다. 거기서 그는 박물관 관리자 한 명과 만났는데, 나치가 가스실을 대량 살상에 사용했다는 '증거의 부재'를 언급하며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더니, 급기야 상대를 감정적으로 폭발하게 만들었다. 회의에 참석한 포리송은 사석에서 가스실 이야기를 의논하자며 나를 자기 호텔방으로 초대했다. 그는 내 앞에서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나치가 가스실을 대량 살상에 사용했다는 "하나의 증거, 단 하나의 증거"만 들어보라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나는 거듭해서 묻고 또 물었다. "대체 무슨 '증거'를 염두에 두는 겁니까?" 포리송은 대답을 피했다(아니면 할 수 없었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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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다시피 도에 지나친 근거 타령은 논쟁의 방법이라기 보다는 약올리기 수법에 불과하다. 이런 수법이 버젓이 정당한 논쟁의 탈을 쓰고 활개치는 것 자체가 이 나라의 수준 문제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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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어제 근거 대 초식을 시전했던 '...'라는 비로그인 아이디가 다시 찾아와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기본적으로 내가 올린 팩트에 대한 분석력이 전혀 없는 인간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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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악의적인 수법은 아니었음이 판명되었지만 텍스트 기본 독해도 못하는 주제에 감히 감놔라 배놔라 읊어댄 무식과 무례가 혼합이 된 혼합형 찌질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나저나 앞으로 무식과 악의를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지 새로운 숙제로 남았다.
# by | 2009/06/23 16:03 | 담벼락에 욕하기 | 트랙백 | 핑백(4) | 덧글(103)





어차피 소넷이든 당신이든 지금 상태에서 알수 있는 자료는 한정되있고, 그나마 소넷의 경우는 지금까지 나온 노무현 정부에 대한 회고록 (후나바시 쯔요시)의 자료가 근거로 삼아져 있기에 '현재로서는' 해석이 가장 높다고 할수 있습니다.
당신의 주장이 사실 진실일수야 있겠죠. 그리고 당신 말대로 당신에게는 그런 자료를 구할수 없고. (아마 그건 당신 아니라 많은 정치외교학자들도 구할수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당신 주장은 설령 진실이라 하더라도 내가 지적한 자료가 없는 한 논리의 구성단계중 하나가 가정으로서 들어가기에 그만큼 설명력이 떨어지는 겁니다. 난 그걸 지적하고 싶었을 뿐이고, 그냥 당신은 거기에 대해서 아 그 자료는 구하기 힘들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이렇게 넘어갔으면 끝일 일입니다.
그러나 당신은 학적인 진실이나, 논리의 일관성, 논리의 설명력 보다는 방금 댓글에서 드러난 것과 같이, 키배에서 이기는 것을 그 못지 않은 요소로 삼고 있더군요. 나 역시 이렇게 키배를 하긴 하지만, 키배의 승리따위엔 관심은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이긴걸로 하지요. 내 관심사는 TCOG, 북폭에 관해서 가장 설명력이 높은 이론을 구성하는데 있으니까요.
충고하나 하자면, 비로그인은 안되 같은 점잖은 말은 독설에 도움이 되지만, 대놓고 흥분하는건 디씨가 아닌 이글루스에선 그닥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글루스는 워낙 점잖고 냉소적인 독설이 이기는 곳이라서.
앞으로 좋은 키배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