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루저, 테러리스트

얼마전에 윤계상이 영화판에 좌파가 많다라는 발언을 했다가 하루만에 취소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좌파라는 단어의 의미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난 사고라 할 수 있다.

며칠 전에는 누구 말마따나 자고나니 3센치 차이로 루저가 되어버린 황당한 사건도 벌어졌다. 모 대학 퀸카라고는 하지만 그 여자도 딱히 내 스타일은 아니니 피장파장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키 작은 사람들이 품고 있는 콤플렉스를 건드렸다는 점에서 그녀는 비판받아 마땅하긴 하다. 하지만 이건 뭐 끝날줄을 모르고 요원의 불길처럼 일어나니...

솔까말 키가 크든 적든 남자 중에 친구들하고 길거리 벤치에 앉아서 지나가는 여자 보면서 가슴 몇 점, 엉덩이 몇 점, 합계 몇 점, 이러면서 낄낄대본 경험 없는 사람 몇이나 될까. 철딱서니 없는 애가 친구들하고 수다떨면서 키작은 남자 싫어, 루저야 하던 것이 그냥 방송에 탄 것이다. 방송에 타서 숱한 사람들 열받게 하긴 했지만 이 정도면 그녀도 들을 욕은 충분히 들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루저 이야기는 좀 안 들었으면 하지만, 뭐 그게 내 맘대로 되는 건 아니고...

내 생각에 윤계상이 생각없이 좌파라는 단어를 들먹였던 것처럼 저 여자도 큰 생각없이 루저라는 단어를 쓴 것에 불과한 것처럼 보인다. 만약 글자 그대로 '실패자', '낙오자'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면 과연 공중파에서 그렇게 간 크게 발언할 수 있었을까.

사실 우리모두는 위너라기 보다는 루저 쪽에 가깝지 않을까. 일단 이 글을 읽는 사람들 대부분은 이글'루저'일 테고...(죄송 --;) 무한경쟁 시대에서 남을 밟고 올라서지 못한 사람들을 일컬어 루저라고 한다면 대부분이 거기에 해당된다고 생각한다. 루저녀에 대한 관심의 십 분의 일만이라도 소수의 위너와 다수의 루저를 갈라놓는 사회에 대해 돌려보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손님 붐비는 고기집을 운영하는 사람은 위너일까, 루저일까. 그 정도면 위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그들을 루저로 규정한다. 어느날 공권력이 퇴거를 명하고 불응하고 반항하면 경찰 특공대를 보내 진압한다. 그리고 루저도 모자라 그들에게 테러리스트라는 딱지를 갖다붙인다. 이런 잔인한 공권력 앞에서 당당할 수 있는 소수를 제외한 모두는 이 정권에게는 잠재적인 루저일 뿐이다. 4대강 사업을 하겠다며 20년 넘게 유기농 재배를 해오던 농민들을 쫓아내면서도 정부는 아무 죄의식이 없다. 그들은 루저니까...

루저녀의 한 마디는 우리를 불쾌하게는 하지만 현실적인 타격을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정부가 무슨 사업을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수많은 '루저'들이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게 된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 속담은 통하지도 않는다. 꿈틀했다간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이미 용산에서 확인하지 않았는가.

루저녀의 발언에 분노한다면 함부로 사람들을 좌빨이니 테러리스트니 낙인 찍는 저들에게도 관심을 가지기를 바랄 뿐이다.


ps : http://basil83.egloos.com/5120255

노정태 씨의 문제제기는 상당 부분 동의하는 바이지만, 좀 과도한 느낌이 든다. '여성과 남성'이라는 포인트를 잘못 잡은 느낌이다. 노정태 씨가 말하는 여성차별은 사회 구조적인 차원에서 벌어지는 일이지만 루저녀는 개인적인 감정을 이야기했을 뿐이다. 마치 루저녀까지 사회적으로 차별받는 여성의 범주에 밀어넣는 것은 사회과학적인 차원에서는 일리가 있겠지만 이번과 같은 개별적인 사건에는 적용하기 힘들다. 지나가는 미국인에게 이라크 전쟁의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일이고, 내가 베트남 전쟁 참전을 이유로 베트남인들에게 개인적인 항의를 받게 된다면 불쾌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키작은 남성들 개개인은 분명 모욕당한 것이 맞다. 남의 글쓰기에 이러쿵저러쿵 하는 것은 실례이긴 하지만 노정태 씨의 글은 상당히 잘 쓰는 글이긴 하지만 과도하게 튀려는 강박관념 같은 것이 보여서 아쉽다.

by udis | 2009/11/12 18:47 | 담벼락에 욕하기 | 트랙백 | 핑백(1)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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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겠지만 확인되지 않은 바에 대해서는 그러니 기본적으로 믿고 가지는 않겠다는 것이지 그렇게 상대에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다만 가끔 이렇게 스스로 말해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정부를 논하고 세상을 논하며 세태를 안타까워하지만 본인은 예외가 된다는 점이 특이한 점이죠. 루저녀와 관련해 갖가지 이 ... more

Commented by shaind at 2009/11/12 23:44
"남자 중에 친구들하고 길거리 벤치에 앉아서 지나가는 여자 보면서 가슴 몇 점, 엉덩이 몇 점, 합계 몇 점, 이러면서 낄낄대본 경험 없는 사람"

'-'/
Commented by 타누키 at 2009/11/13 01:22
(``)/ 저뿐만 아니라 친구들도 사석에서도 제앞에선 그런 짓은 못봤네요.
(그 놈들이 딴데가서 할런지야 모르겠습니다만...) 전 차라리 여성친구들이 하악대는건 봤는데;;
선배님들이 열심히 쌓으신 공덕이려니 합니다...후...
Commented by udis at 2009/11/13 02:13
shanid, 타누키/ 아마도 질환이 아닌가 싶네요. 요즘 화학물질 때문에 동물들도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긴다고 하더군요. 그닥 자랑스러워 할 일은 아닌 것 같고 걱정해야 할 일 아닌감?
Commented by 타누키 at 2009/11/13 02:24
이게 질환이라니 ㅎㅎ 계속 점수매기고 노세요 ^^
호르몬에 이기지도 못할 정신상태로 낙인이야기를 당당히 하신다는게 참....
Commented by udis at 2009/11/13 13:45
철없을 때 몇 번 해봤다니깐 그러시네. ^^

아마도 왕성했던 시절이 없으셨던 분 같네요. ^^
Commented by 타누키 at 2009/11/13 13:49
어익후 철없을 때는 그러고 노셔서 자랑스러우시겠습니다 ^^
왕성한 20대인데 udis님이 왕성한 시절은 대체 언제쯤이었을지 ㅎㅎ
이젠 세상이 바뀌었답니다 ^^ 점수매기고 노는게 자랑스러운 짓거리가 아니거든요.
아님 유유상종이거나요. ^^
Commented by udis at 2009/11/13 15:49
님 바보임? 10대 때 남자들 그러고 논 경험이 비일비재하지 않느냐, 하지만 철들면 그딴 짓 안 하듯이 루저녀도 아직 철이 없어서 남자들을 외모만으로 판단하고 친구들끼리 농담하는 이야기를 공중파에서 말했을 뿐이다. 욕 먹을 만큼 먹었으니 그만 하자. 이런 메시지는 눈에 안 들어오고 여자들 점수매겼다는 이야기만 들어옴? 참 인종도 가지가지일세~~
Commented by 타누키 at 2009/11/17 13:23
아 그래서 비일비재하지 않은 인간은 병걸린 인간이라는 인종은 어느 인종임? 대체 그런 지적을 하려면 자신부터 걱정해야하는게 인지상정아님? 자신이 쓴 첫번째 댓글이나 좀 보길 ^^ 루저녀는 루저에서 그쳤지 상대보러 병신이라고 쉽게 논하는 걸보면 루저녀보다 더 심각한 인간이 글써재끼는걸 보면 ^^
Commented by udis at 2009/11/17 13:49
먼저 와서 시비건 주제에 그 정도 취급 받는 거 가지고 꿍하시긴 ^^
Commented by 타누키 at 2009/11/17 15:37
ㅉㅉ 글 중 언급한 사례에 대한 반대를 이야기 했다고 시비건것이라니 참 ^^
초식남같은 소리가 왜 나오냐면 그런 사람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랍니다.
이런 것도 못 읽고 아직도 세상을 자신 나이대를 기준으로 써재끼면 부끄러운지나 아시길 ^^
그것도 20대가 주 타겟이 되는 이슈를 ㅉㅉ 윤계상이나 루저녀나 피상적으로나마
부끄러운줄은 알건만 더한 짓거리를 해대고도 철면피이니 자랑스러우시겠습니다. ^^
Commented by udis at 2009/11/17 15:39
저는 님처럼 사소한 것 가지고 꼬투리 잡는 사람들 무척 싫어합니다. 전에는 좀 예의라도 갖춰줬지만 날이면 날마다 이놈저놈 찾아오는 탓에 이제는 그렇게 인내심을 발휘하지도 않지요.

님 말씀은 잘 알겠으니 집에 가서 풀이나 뜯어 처드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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